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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W 2016 Photo by Buksil Jang)


요즘 들어 느끼는 한국 스윙댄스 씬을 보고 있자면, 한가지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동호회의 새롭게 유입되는 스윙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원인은 다양한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스윙댄스 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최근 동호회 기반으로 질적/양적으로 성장한 한국 스윙댄스 씬은 최근 동호회들이 조금씩 쇠퇴하면서 함께 위기를 맞고 있다. 그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대안이나 해결책은 없는지 한번 이야기 해본다.



1. 인구의 급감 원인


- 취미의 다양화


 더 이상 스윙댄스만이 재미있는 취미가 아니다. 불과 5~6년전만 해도, 지금처럼 취미가 다양하지 않았다. 게다가 동호회 기반으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스포츠 동호회 같은 경우에는 남자회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져서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여성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동호회에서도 두드러져서 이제는 남녀비율이 6:4에서 5:5정도로 상당히 비슷해졌다. 자전거, 런닝, 수영, 등산과 같은 스포츠를 비롯해 여행, 문화생활, 와인, 사진 동호회 등등 소셜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동호회가 급증하고 활발해졌다. 

 그 뿐만 아니라, 레고, 프라모델, 무선조종 등등 키덜트 아이템들과 각종 요리, 가죽, 베이킹 공방등과 같은 취미 및 IT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재미난 Gadget이 등장하면서, 개인들은 더 이상 심심할 새가 없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흥미로운 취미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혼자서도 외로울 틈 없이 즐길거리가 늘어나니 굳이 동호회를 애써 찾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소소한 변화 속에 점점 스윙댄스의 신규 유입인구는 줄어들게 된 것이다.



- 외부적인 홍보 부족


 작년(2015년) 같은 경우만 보아도 스윙행사가 거의 매달 존재해서 스윙댄서들끼리만 어울려도 즐거웠다. 이렇게 스윙댄스가 내적으로 성장하고 팽창하는 가운데, 뭔가 우리 댄서들끼리만 즐긴 듯한 느낌이다. 방배동 빅애플빠에서 대회가 열려도, 청심 수련원에서 공연을 하고, 외국 챔피언급 강사들이 강습을 해도, 댄서들인 우리들만 알고 있다. ILHC(International Lindyhop Championship)나 ESDC(European Swing Dance Championship) 같은 세계적인 대회에서 한국 댄서들이 입상을 해도, 어디 조그마한 인터넷 미디어에 기사 한줄 실린 것을 본 적이 없다. 이렇게 우리끼리만 알고 있으면 누가 와서 알아줄까? 큰 행사를 진행하는 오가나이저 입장에서는 미디어적인 부분을 조그만 더 신경써주면 스윙댄스를 알리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스윙파크나 광화문 플래시몹, 서울역 문화살롱과 같은 과거의 열린 이벤트들이 요즘엔 거의 보이지 않는데, 아쉽기 그지 없는 부분이다. 시민단체나 정부기관들의 지원이나 후원을 바탕으로, 이러한 행사들을 진행하면서 일반인들이 약간의 관심만 가지게 만들어도, 스윙씬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본다.



- 점점 사라지는 즐기는 문화


 대부분의 스윙댄서들은 동호회를 통해서 스윙을 배우고, 소셜을 즐기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성을 만나서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호기심과 설레임을 가지고 들어오게 된다. 원하는 초심(?)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스윙이라는 커플댄스가 주는 매력과 다양한 관계속에서 오는 복합적인 감정은 스윙을 그만두기 힘들게 만든다. 어찌되었든, 동호회는 단어 그대로 같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적당히 춤추고 뒤풀이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는게 즐거운 사람도 있고, 뒤풀이 자체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춤만 재미있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요즘엔 이 모두가 섞이지 않는 느낌이다. 즐기는 것을 넘어서서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거나, 실력이 늘지 않으면 스스로 위축되는 모습까지도 보인다. 이는 SNS와 같은 소셜미디어의 발달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규모가 작든 크든 대회에서 수상하여 본인이 완소댄서로 인정받길 원하거나, 나에게 좀 더 관심을 쏟아주길 바라는 마음도 적지않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실력향상을 목표로 하는 전문강사 연습팀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면서 적당히 즐기는 댄서들은 점차 나오지 않고 멀어진다. 다 같이 즐기지 못하고 실력적으로 양극화가 이루어지면서, 적당히 즐기는 댄서들은 새로운 지인들을 데려오지 않게 되어 버린다. 이런 상황은 새로운 신입댄서들의 초기 진입장벽만 높아지게 만들 뿐이다. 현재 나의 실력이 어찌되었든, 어느정도의 속도로 실력이 향상되는 지와 관계없이, 함께 즐기고 어울리는 문화로 발전해야 한다.



2. 미치는 영향


- 스윙빠의 영업중단


 현재 모든 스윙전문빠는 토/일 주말을 위주로, 각각 다른 동호회를 기반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호회에 따라 다르지만, 여기에 평일 강습을 추가로 진행하는 동호회도 있다. 어찌되었든, 스윙전문빠는 영업의 기반이 주말 오후부터 새벽까지 동호회에게 전적으로 맡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떤 동호회가 신규 유입인구가 급격하게 줄게 되면, 장기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신규강습 이후의 강습들이 줄줄이 미달되거나 폐강되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동호회가 신규강습인원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을 경우, 동호회가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주말 중 하나의 동호회가 사라지게 될 경우, 스윙전문빠는 지속적인 적자누적으로 영업중단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다른 형태의 춤 유입인구 감소


 스윙댄스 중 가장 활동인구가 많은 춤은 Lindyhop이지만, Balboa와 Blues도 존재한다. Balboa나 Blues의 경우, 대부분 Lindyhop을 접한 이후에 배우거나 접하게 된다. 아무런 스윙댄스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곧바로 Balboa나 Blues부터 시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거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러니까, Balboa나 Blues씬도 결국 Lindyhop의 새로운 댄서가 줄어들면 곧바로 타격을 받는다. 신규 Balboa나 Blues 강습생들이 줄어들면, 관련된 큰 행사나 파티 등도 괄목할 정도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 좁아지는 전문 강사들의 입지


 절대적인 신규 스윙댄서들의 인구감소는 결국 전문강사들의 입지도 좁아지게 만든다. 동호회가 줄어들면, 동호회 강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며, 외부강습을 듣는 댄서들도 급감하여 외부강습 개설 수도 줄어든다. 인구가 줄어든 스윙댄스씬에서 원하는 강습생들을 조금이라도 더 데려오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해 질 것이다.



3. 대안 혹은 해결방안


- 전문 강사의 장기 강습


현재 동호회 강습의 문제는, 실력이 적당한 강사들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외부 강사를 부르자니 비용적인 문제가 걸린다. 그 비용 때문에 강습료를 인상하긴 어렵다. 이런 이유로 적당히 가르칠 수 있는 경력있는 동호회 강사들을 주로 배치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책은, 외부 혹은 내부의 강습 경력이 많고, 어느정도 여론적으로(?) 검증된 강사를 3~4회 이어서 장기적으로 같은 강습을 가르치도록 하는 것이다. 내부 강사의 경우라면 단기간에 전문성을 키울 수 있게 되고, 외부 강사일 경우 장기계약(?)등을 이용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외부 전문강사의 경우 고정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하게 된다.



- 월 단위의 강습제도


 현재 대부분의 동호회들은 기본적으로 5주~7주정도의 커리큘럼에 따라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강습을 4주로 압축하고 월 단위로 시행하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일반적인 영어학원과 유사한 시스템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매월 개강일과 종강일이 있고, 강습생들은 원하는 달에 원하는 강습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원하지 않는 강사의 수업을 꼭 듣지 않아도 되며, 원하는 수업의 강사만 골라서 수업을 들으면 된다. 동호회에서는 필요에 따라 평일반도 개설할 수 있으며, 스윙전문빠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강습생의 입장에서 보자면, 개인적인 사정이나 본업의 영향으로 불가피하게 강습을 결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현 동호회 일반적인 강습 시스템에 따르면, 이 강습생은 다음 번 개강을 위해 1달반에서 길게는 3달동안 기다려야 한다. 이와 같이 다음 강습에 대한 대기기간을 줄이면, 스윙댄스 강습에 대한 편의성은 높아지고, 스윙댄스 춤에 대한 애정도 함께 늘어날 것이다. 다만, 깃수기반의 현재 동호회 시스템에서 깃수간의 단합력이 약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사람들과 계속 부딪히는 소셜활동을 통해 다른 깃수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는 오히려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4. 마치며


 최근들어 오랜 역사를 가진 스윙 동호회나 스윙전용빠가 예전같지 않다는 상황을 인지하게 되었다. 필자는 왜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대책은 없는지에 관하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다소 신문의 사설같은 논조(?)로 글을 써보았다. 아무쪼록 이번 포스팅을 통해 본 사태의 심각성을 직면하고, 다른 건설적인 대안에 관하여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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