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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소위 말하는 Swing Dance라는 것을 추게 된다는 것은, 곧 Swing Jazz음악에 춤을 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발표된 Swing Jazz는 셀수도 없이 많을 뿐더러, 어떻게 춰야할 지 막막한 경우도 적지 않다. 내가 배운 게 Lindyhop뿐이라면, 모든 Swing Jazz에 Lindyhop을 추면 된다. 그런데, 어떤 곡들은 Lindyhop을 추기에 뭔가 어색하거나, 빠른 곡도 아닌데 이상하게 힘이 든다던가 그러한 경우를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대다수의 경우, Swing Jazz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하고 추기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리더의 경우, 음악을 잘 듣고 분석하는 능력도 소위 좀 잘춘다는 리더 소리를 들으려면 필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팔뤄의 경우도 리더가 잘 캐치하지 못할 경우 역리딩의 형태로 힌트를 준다는 면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풋웍이나 스타일링으로 포인트를 주더라도 적어도 무슨 느낌을 주는 음악인지는 알아야 할 것이다.


Swing Jazz로 출 수 있는 춤은 Charleston(찰스턴), Lindyhop(린디합), Balboa(발보아), Collegiate Shag(콜리지에잇 쉐그), St. Louis Shag(세인루이스 쉐그), Boogie-woogie(부기우기), Foxtrot(폭스트롯) 등등 다양하게 있다. 하지만, 한국의 실정 및 소셜댄스 문화의 저변 등을 고려할 때, 대체로 Swing Jazz에 출 수 있는 춤은 Charleston(찰스턴 - 린디찰스턴 이라 하기도), Lindyhop(린디합), Balboa(발보아) 정도가 메인스트림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가정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1. Charleston


대체로 특징이 홀수박(1, 3, 5, 7)이 강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즉, 실제 찰스턴 동작을 생각하면 쉽다. 홀수박이 킥을 들어가는 부분이다. 


가장 대표적인 찰스턴 곡 몇 가지를 들어보자.


[Tommy Dorsey - That's A Plenty]




시작부터 웅장하다. 브라스(색소폰, 트롬본, 코넷 등 관악기)가 홀수박에 강하게 치면서 강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빰(1)바 빰(3)빠 빰(5)빠라빠라바...


[Firehouse Five Plus Two - Yes Sir That's My Baby]



역시 찰스턴의 대표적인 곡으로 후렴구만 들어도 Yes(1박), Sir(3박), That's(5박), Baby(7박) 이렇게 홀수박에 강세가 온다.


일단 홀수박에 강한 곡들이 찰스턴 곡으로 쓰이는 이유는 찰스턴의 킥이 홀수박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이 강한 곡들은 린디합이나 발보아를 추기엔 좀 어렵다. 찰스턴의 특징이 강한 킥, 높은 바운스(혹은 펄스)를 가지고, 홀수박과 짝수박이 강과 약의 강한 대비를 이루므로, 음악에 맞도록 표현하기에는 스텝적으로 제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3. Balboa


그렇다면 발보아에 적합한 곡이란??


Django Reinhardt - Minor Swing



아주 유명한 곡 중 하나이다. Gypsy Swing의 대표적인 곡으로, 대체로 Gypsy Swing은 Balboa와 아주 잘어울린다. Gypsy Swing은 다음의 리듬을 가지고 있다.


(짝수박에 스타카토(강세)가 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찰스턴은 홀수박이었던것과 달리)


그런데, 찰스턴 곡의 홀수박 강세와는 느낌이 다르다.

찰스턴의 홀수박 강세는 브라스 계열의 악기들의 내뿜는...뭐랄까 수평 혹은 대각선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이다. 이는 찰스턴의 킥 스텝이 수평 혹은 대각선으로 차면서 뻗는 느낌과 거의 동일시된다.


반면에,  집시 스윙의 짝수박 강세는 수직적인 느낌이다.

집시 스윙의 스타카토와 스윙감을 만들어내는 기타 연주(스트롤) 스타일이 위로 뻗는 수직적인 리듬을 만들어내어 업-다운 으로 이어지는 발보아의 펄스 느낌을 주게 된다. 왜 짝수박 스타카토인데 잘 어울릴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 발보아의 기본스텝(더블타임 베이직 기준)은 짝수박에 무게중심이 더 많이 실린다.

- 그러므로, 펄스 느낌을 유지하면서 좀 더 여유로우며, 짝수박에 실리는 스타카토로 음악적 느낌이 맞아 떨어진다.


[Jack Teagarden - Harlem Jump]



잭티가든의 이 곡은 브라스가 강하긴 하지만, 기본으로 깔리는 베이스가 잔잔한 펄스리듬을 만들어주고, 드럼 연주는 잘 들어보면 짝수박에 강세를 두고 연주하므로, 발보아에 좀 더 어울리는 곡이라고 볼 수 있다.


[Artie Shaw - Man From Mars]



재즈 클라리넷의 거장 아티쇼의 곡들은 대체로 빠른 BPM과 균일하게 이어지는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라인, 이에 대조되는 리드악기인 클라리넷의 깔끔한 연주를 지니고 있어, 발보아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3. Lindyhop


린디합은 대부분 잘 알고 있고, 가장 널리 추는 스윙댄스 중의 한 형태이다. 린디합에 적합한 곡에 대해 알아보자면,


- BPM이 100~240정도의 빠르기를 가지며,

- 일정한 싱코페이션 리듬(트리플 리듬)이 반복적이고 예측하기 쉬울정도로 규칙적으로 이어지고,

- 홀수박에 강세가 심하지 않아야 함.(1번 Charleston에서 언급한 홀수박 강세리듬이 배제된 상태)


부연설명을 해본다. BPM이 100 미만의 곡인경우, 린디합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표현하기 힘들고(몸을 더욱 느리게 써야하므로), 240을 넘어갈 경우 몸을 빠르게 움직이기가 어렵다. (빠른 재즈의 느낌을 리더-팔뤄간 상호적으로 맞춰내기가 어렵다.)


싱코페이션 리듬은 단순한 정박 리듬을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무브와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홀수박에 강세가 심할 경우, BPM이 빨라질 때 싱코페이션 리듬을 춤으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곡들이 린디합(혹은 발보아)에 적합한 곡이라 볼 수 있는데,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Jimmie Lunceford - For Dancers Only]




Jimmie Lunceford곡의 특징은 브라스계열(색소폰, 클라리넷, 트롬본, 코넷 등등)의 악기들이 조화롭게 연주되어 싱코페리션 리듬을 만들어낸다.


[Fats Waller - Lettin' Grass Grow Under Your Feet]




Fats Waller 곡의 특징은 피아노 연주가 인트로부터 곡 전체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싱코페이션 리듬을 만들어낸다.


[Lionel Hampton - Flying Home]



Lionel Hampton 곡의 특징은 Vibraphone(비브라폰)이 인트로와 중간중간에 리드악기로 연주되어 비브라폰 특유의 통통 튀는 멜로디가 재즈의 바운스감을 한층 더 높여준다는 것에 있다.



[Chick Webb feat. Ella Fitzgerald - The Dipsy Doodle]



Gene Krupa, Buddy Rich와 더불어 3대 스윙재즈 드러머 중 하나인 칙웹이다. Tranky Doo 재즈라인곡으로 유명한 The Dipsy Doodle을 비롯한 수많은 Chick Webb 곡들의 특징은 Chick Webb이 연주하는 악기가 드럼인 관계로, 드럼 자체에서 오는 스윙감과 리듬감이 주로 표현된다. 그래서 드럼을 비롯한 브라스 계열의 악기들의 연주 또한 조화를 이루어 매우 파워풀하다.


- Lindyhop Vs. Balboa?

이렇게 되면 같은 스윙재즈라도 린디합과 발보아를 추기에 적합한 곡은? 이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하기 어려운 둘 다 출만한 곡들도 많이 존재한다. 굳이 다이어그램으로 표현을 하자면...


(by Zin...Balboa카페에서 발췌)



4. Etc,..(Blues, Boogie Woogie, Rock & Roll)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스타일의 곡들을 제외한 나머지 기타 스타일의 곡들은 대체로 블루스, 부기우기, 락앤롤과 같은 장르로 분류할 수 있다. 


(1) 블루스

일반적으로 블루스 곡이라 하면, 느린 BPM(100미만)으로 천천히 연주되는 곡들로 간주하기 쉬운데, 먼저 블루스와 Slow Swing Jazz는 조금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블루스곡들은 느린 곡들만 존재하지 않고, 블루스 리듬을 가진 BPM 120~160의 곡들도 상당하다. 반대로, 간간히 블파(블루스 파티)에서 종종 플레이되는 전혀 리듬감이 없는 얼핏 보면 블루스라 생각하기 쉬운 느리고 로맨틱한 분위기의 Ballad(발라드)의 곡들과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통념상 이런 모든 종류의 곡들이 넓은 의미에서 블루스라고 통칭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춤추는 댄서라면 이를 구분하고 리듬을 이해하는 태도는 필요하다.

블루스의 코드진행적인 특징과 역사적인 특징까지 얘기하기엔 길고...일단 린디합을 추는게 좋을지 블루스를 추는게 좋을지 애매한 곡들이다.


[Muddy Waters - Close To You]




블루스계의 거장 머디워터스의 이 곡은 BPM이 100정도 되는 슬로우 린디합을 출 수도 있는 곡이다. 그런데, 리듬이 뭔가 오묘하다. 싱코페이션의 느낌이 나긴 나는데, 짝수박에 업되는 느낌의 강박이 들어가 있다. 수평적인 움직임이 강한 린디합의 특성과 좀 어긋난다. 게다가 일반적인 스윙재즈에서 듣던 악기랑도 다르다. 좀처럼 듣기 힘든 하모니카와 일렉기타의 튕기는 사운드도 들린다. 느리진 않지만 블루스 곡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블루스를 추기에 더 좋은 곡이다.


[Benny Goodman - These Foolish Things]




BPM이 88정도 되는 조금은 느린 스윙재즈곡이다. 느리지만, 싱코페이션이 있고, 리듬도 잔잔하지만 분명하게 흘러간다. 블루스 리듬은 찾아볼 수 없는 슬로우 린디합에 보다 적합한 곡이라고 볼 수 있다.



(2) Boogie-Woogie


위에서 언급한 Blues에서 파생된 장르가 Boogie-Woogie(부기우기)라고 볼 수 있다. 혹자는 블루스 리듬을 가진 곡들을 아주 빠르게 연주하면 부기우기곡이 된다고도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스윙재즈가 갖고 있는 8 Bar(여기서 Bar 는 쉽게 말해 1-2-3-4-5-6-7-8으로 카운트할 수 있는 기본 단위라고 생각하면 쉽다.) 가 아닌 블루스와 같은 12 Bar 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부기우기의 영역은 약간 애매하다. 블루스 뮤지션들 뿐만 아니라 스윙재즈 거장 뮤지션들도 몇 개의 부기우기 곡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부기우기의 악기적, 리듬적인 특성에 따라 분류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부기우기의 리듬과 리드악기는 피아노(건반)이다.(피아노 블루스라고 칭하기도...)

리듬을 형성하는 베이스라인의 아주 일반적인 코드 진행은 다음과 같다. (12 Bar)



일단, 들어보자!!


[Pinetop Perkins - Pinetop's Boogie Woogie]



이 곡은 부기우기의 원조 창시자 격인 파인탑 퍼킨스의 부기우기 곡이다. 곡이 처음부터 끝까지 피아노 연주로만 구성되어 있다. 이 곡이 오리지날 격으로, 스윙재즈 뮤지션들도 'Boogie Woogie'를 연주했다.


[Johan Blohm - JB's Boogie Woogie]




스웨덴의 부기우기 피아니스트 Johan Blohm의 연주이다. 이러한 식으로 부기우기 피아노는 연주되고, 리듬 또한 통통 튀게 변하므로, 그 느낌을 살려서 춤추는게 좀 더 재미가 있을 것이다.


[Tommy Dorsey - Boogie Woogie]




토미 돌시도 부기우기를 연주했는데, 역시 기본으로 피아노 연주가 리듬을 만들어낸다. 처음부터 곡 끝까지 연주되며, 독특하게 브라스 계열의 악기들이 길게 뽑아내듯 연주하지 않고 짧게 끊어서 튕겨내듯이 연주하여 자체적인 부기우기 리듬을 만들어낸다.


(3) Rock n Roll(락앤롤, 로큰롤...)


Boogie-Woogie 가 좀 더 발전한 형태인 로큰롤은 블루스와 스윙재즈, 가스펠 등등 마구 섞인 형태의 장르라고 볼 수 있다. 부기우기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특징은 피아노가 더 이상 완전한 리드악기가 아니며, 드럼에서 Snare(스네어)가 꼭 포함되어 있어서 강렬하고 신나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락앤롤은 엄밀하게 스윙재즈에서 많이 멀어진 형태라고도 볼 수 있는데, 신나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스윙빠에서 간혹 플레잉 된다. 가장 초창기이자 유명한 아티스트인 Bill Haley의 영상을 보자.


[Bill Haley & His Comets - Rock around the clock]




5. 마치며...


스윙재즈를 오랫동안 접하고, 스윙빠에서 춤추고 디제잉을 하면서 곡마다 미묘하게 다른 느낌과 리듬이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읽기에 다소 길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이 포스팅을 통해 스윙재즈 음악에 대해 조금은 깊이있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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